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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가족쇼크. EBS 미디어 기획

 

p.73

그나마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대부분 아이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던 부모가 자녀들의 학업 성취가 가시화되는 청소년기부터는 갑작스럽게 돌변한다. 예전에는 그 시기가 중학교 입학이었다면,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거의 입시 전야 같은 분위기가 생긴다. 이때부터 아이와 부모 사이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p.87

엄마나 아빠로서만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아이들이 잘하고 있을 때도,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도 변함없이 응원해주는 사람이다. 불안과 불확실함은 아이들에게도 부모 자신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삶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안을 지금의 아이에게 투사하지 말고, 지금 바로 내 앞에 있는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 미래의 아이가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아이를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p.216

아이를 잃고서야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것, 그리고 기억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일이다.

 

 

 

p.316

가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안정한 관계다. 함께 보낸 세얼이 길어 서로에게 반복적인 상처도 깊다. 가족 간의 문제를 겪는 사람들은 대인 관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아 대부분 이웃 간에도 거의 왕래가 없었다.

 

 

 

p.332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의 복지에서 가족이 감당하는 부분이 너무 크다는 것도 문제다. 가족 구성원에게 부여된 부담이 너무 클 경우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된다. 천문학적인 결혼 비용이나 육아 부담, 노후에 대한 걱정 등을 오로지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면, 어느 개인이 그런 경제적, 심리적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려 하겠는가.

 

 

 

p.384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은 그런 것이다. 말 안 해도 아는 사이. 내가 좋으면 너도 좋아야만 하는 것. 하지만 그런 사이라는 건 세상에 없다. 그래서 가족은 애정의 근원이면서 폭력의 근원이 된다. 그 안에서는 관계보다 역할이 더 중요하다. 경제적 부양자로서 아버지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답을 요구하고, 아이들은 부모가 지운 부담을 감내하며 부모가 기대한 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는 사이 원망이 쌓여간다. 잘못 만들어진 가족 간의 관계는 외부와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