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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8 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두 가지의 큰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흘러간다. 첫번째는 아동 복지에 관한 것으로 애덤이라는 소년이 자기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이야기이고, 두번째는 늦바람 난 남편과 소통의 벽을 실감하는 이야기이다. 첫번째 이야기의 비중이 훨씬 크고, 제목이 시사하듯 아동법에 대해서 작가가 가지고 있는 소신을 소설의 마지막즈음에 보여준다. 별 재미는 없었어서, 인상깊던 구절 몇개만 옮겨본다.




p. 56

 무엇보다 법정의 의무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원하는 삶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p. 157

 "이것만 확인하자, 애덤. 너를 위한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종 결정은 내가 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거야. 내가 만일 병원 쪽에 네 의사와 상관없이 수혈을 허가하는 판견을 내린다면,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p. 161

 강변의 들판에 내 사랑과 나는 서 있었지.

 기울어진 내 어깨에 그녀가 눈처럼 흰 손을 얹었네.

 강둑에 풀이 자라듯 인생을 편히 받아들이라고 그녀는 말했지.

 하지만 나는 젊고 어리석었기에 이제야 눈물 흘리네.




p. 227~230

 애덤은 탁자 상판에다 대고 말을 했다. "판사님에게 가서 같이 살고 싶어요"

 피오나는 무슨 말이 더 나오길 기다렸다. 그런 요구를 들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넌 가야 돼."

 가볍게, 피오나는 애덤의 재킷 옷깃을 손가락으로 끌어당겼다. 볼에 입을 맞출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위로 다가가고 애덤이 살짝 몸을 숙여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까워졌을 때, 그가 고개를 돌려 둘의 입술이 맞닿았다.




p. 283~285

 "내 생각에... 내 생각에 나한테 어떤 강렬한 감정을 품었떤 것 같아... 순회 나갔을때 그 애가 뉴캐슬까지 따라왔어... 그 애가 빗속을 뚫고 날 찾아왔고... 정말 멍청한 짓을 해버렸어. 숙소에서. 내가 어떻게 됐었는지... 그 애한테 키스했어. 키스했다고"

 ...

 "오늘 밤에 런시한테 들었어. 몇 주 전에 백혈병이 재발해서 병원에 입원했대. 병원에서 수혈을 하려고 했는데 애가 거부했어. 본인 결정이었고. 이제 열여덞 살이 됐으니까 누구도 어쩔 수가 없었대. 그 애는 수혈을 거부했고 폐에 피가 들어찼고 그래서 죽었어."

 "신앙을 위해 죽었군." 남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피오나는 이해할 수 없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자신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음을, 그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이 너무도 많음을 깨달았다.

 "내 생각에 그건 자살이야."




p. 288

 아동법은 내 중요한 관심사가 아이의 복지여야 한다고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는데도, 그토록 많은 판결문에서 그토록 많은 분량을 그 조항에 할애했던 나인데도. 복지, 안녕은 사회적인 것이다. 아동은 섬이 아니다. 법정을 벗어나면 내 책임도 끝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아이는 나를 찾아왔고, 그 애가 원했떤 건 모든 사람이다 원하는 것, 초자연적인 힘이 아닌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건 '의미'였어.